월요마당 - ‘동대문 지원’ 또 구두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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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 행사.
한 여름에 갑자기 웬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 행사’인가? 요즘말로 쌩뚱맞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동대문 패션시장 및 관련 패션산업에 관한 두 가지 정부 발표가 있었다. 하나는 재래시장 경쟁력 강화와 관련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 등 경쟁력 있는 대형시장들을 일본의 아끼히바라나 홍콩의 야시장 처럼 글로벌 상권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의류 생산시설인 봉제업에 관한 내용으로 봉제업체들이 열악한 생산여건, 과당경쟁, 기능인력 부족 및 고령화 등의 문제에 처해있다고 판단, 우선 생산시설의 집적화와 안정적인 인력공급 구조를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는 발표가 그것이다.
동대문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지금까지 동대문 100년 역사 속에서 한번도 제대로 된 정부 지원을 받아보지 못한 가장 힘든 때에 이 같은 지원책이 발표돼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때만 되면 여러 정부 관련기관에서 정기적으로 한번씩 거론되는 동대문 패션시장 관련 지원책 혹은 발전 전략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마치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 행사’ 만도 못한 공약(공허한 약속)에 불과한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이다.
잘 알고 있듯이 연말연시만 되면 우리 사회는 마치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불우이웃돕기에 나서고, TV 화면 및 신문 지면을 도배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발표에 동대문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이 이처럼 강 건너 남의 일처럼 냉담한 까닭은 정부 및 여러 단체들이 최근 몇 년 동안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02년 동대문기동대 부지에 한류문화센터(패션센터) 설립계획 발표(서울시), 2002년 9월 서울패션쇼장 건립계획 수립([산업4강으로 가는길] 산자부), 2002년 11월 서울패션산업의 장.단기 발전전략 연구보고서 발간(서울시), 2003년 4월 섬유패션산업의 새로운 도전연구보고서 발간(산자부.한국섬유산업연합회), 2003년 5월 서울패션센터 설립계획 수립(서울시 서울산업진흥제단), 2003년 12월 패션산업 지원센터 건립 타당성 검토(종로구) 등등.
동대문시장 및 관련 패션업을 하고 있는 이들에겐 너무도 좋은 발전안과 지원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들 안들이 생색 내기용 식으로 발표만 있고 실행이 없는 말 그대로 단순한 안으로 끝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나마 이번 발표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대한민국 모든 시장을 다 지원하겠다는 생각에서 선택과 집중 지원방식으로 전환한 것과, 생산 현장에서 그동안 꾸준히 주장해 온 생산시설의 집적화를 위한 봉제업체 밀집지역 중심에 협동화 사업장 조성을 위한 아파트형 봉제공장 건립, 생산인력 확보를 위한 유아보육시설 등 인프라 구축, 장애인이 활동하기 편리한 작업환경 조성,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한 봉제기능 교육 등 발표 안의 접근 방식에서 이전의 것들과 차이가 있는 현장에서부터의 접근을 시도한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 발표에 후한 점수를 주는 이유는 이번만은 단순 발표가 아니라 실행이 꼭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소망이 더 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후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요즘 관련 업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안들이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모습이 간절히 기대된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관련 업체들이 보다 경쟁력 있는 업체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 하루 빨리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타닷컴 대표 신용남
2005년 06월 20일, 02면 01번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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