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백서 2005] 동대문시장의 변화와 발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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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제5의 물결
백제예술대학 / 동타닷컴
신용남 동대문백서 2005
동대문시장의 변화와 발전과정
동대문, 다 허물어져 간다는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폐부 깊숙한 곳에서 나오고 있다. 당장 매상이 떨어진 이유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내일의 희망"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동대문시장이란, 종로5가 광장시장 ~ 청계 8가 신설 종합시장까지 약 2km의 청계천로 좌우와 그 안쪽 골목, 그리고 흥인문로(동대문운동장 전면도로)의 좌우 일대에 분포된 시장들을 총칭해 이르는 말이다. 여기엔 현재 약 30여개 상가, 3만여 점포가 있고, 그 속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만 10만 명이 훨씬 넘는다.
근대 상권으로써 동대문 역사는 광장시장 태동인 1905년에서부터 시작 오늘까지 약 100년에 이른다.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진 서민들 꿈의 무대가 더 이상 내일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정말 동대문시장은 더 이상 희망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그 끝을 역사의 뒤안길에 묻어야 하는 것인가? 참담한 기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동대문을 사랑하는 이들은 이 절망적인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아직도 동대문은 내일의 희망이 있다."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며, 어떤 모습으로 그 희망이 다가 올 것인가? 길을 묻는 나그네의 심정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많은 이들은 오늘의 문제에 대한 답을 역사에서 찾는다 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문제를 동대문 100년 역사에서 찾을 수 있을까? 또한 과거의 역사 거울에서 미래의 동대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새로운 희망이 시작될 것인가? 구도자의 마음으로 동대문 역사 밟기를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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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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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의 약 100여 년의 역사는 1905년 광장시장 설립과 함께 재래시장으로 첫 출발하여 밀리오레의 오픈을 기폭제로 오늘날과 같은 거대 패션산업 집적지로 점차 발전해 가고 있는 과정이며, 동시에 스스로 외부 환경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변화와 그에 따른 혼돈과 질서를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진화해 온 여정이기도 하다.
오늘의 시장 구조와 특징이 단시일 내에 급조된 것이 아니라 기나긴 역사를 지나는 0.동안 서서히 형성되고 축적되었다. 동대문시장은 본래 조선시대부터 배오개(종로4가) 혹은 배우개장으로 불리던 곳으로 시장주변은 원래 미곡이나 어물, 잡화 등을 취급하는 시장이었다.
광장시장이 생겨나기 이전인 조선시대에 종로는 육의전이 있던 거리였고 지금의 동대문시장에는 시전만 있었다. 당시에는 육의전과 시전에게만 상업 활동이 허용되었고 이들에게는 금난전권, 즉 난전(자유상인)을 단속하는 일종의 특권도 부여되었다.
그러나 국내시장의 소비규모가 커짐에 따라 기존의 상인만으로는 한계에 이르게 되어 자연스럽게 자유상인도 더 이상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게 되자, 1894년 갑오개혁으로 육의전이 폐지되고 결국 금난전권도 없어지게 된다. 이를 계기로 시전상인의 틈바구니 속에서 세력을 키워오던 자유상인들은 배오개와 동대문 일대에서 나름의 상권을 형성하기에 이르고, 급기야 1890년 전후로 서울 상권은 전통적인 시전과 이에 맞서는 새로운 서민상권으로 나뉘기 시작한다.
1899년에는 서대문에서 동대문을 거쳐 청량리에 이르는 전차노선이 완공되어 동대문 일대와 종로 4,5가 상권이 연결됨으로써 현재와 같은 거대상권을 형성하는 단초가 마련된다.
종로 주변의 포목상들은 이미 영국, 일본 등지로부터 면직물을 수입해 1896년경에는 면직물 수입액이 전체 수요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에서는 활발한 국제교역이 이루어지고 국내에서는 전국 각지를 상대로 한 포목도매가 성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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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의 물결=광장시장(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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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설립배경은 1900년 이후 물밀 듯 들이닥친 일본 상인들이 종로 일대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자 이에 대항할 목적으로 배오개의 거상 박승직(두산그룹의 설립자)을 포함한 4인이 종로와 동대문 일대의 상인 26명과 결속하여 자본금 7만8,000원으로 1905년 한국인 최초로 "광장주식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광장시장 설립 당시상황은 청계천을 복개하기 이전으로 서울상권은 청계천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갈려 있었다. 일본인들은 남대문시장과 종로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한편 주도권 장악에 실패한 동대문시장의 발달을 막기 위해 청계천 이남을 개발하면서도 청계천은 의도적으로 "미개한 조선의 상징"으로서 방치해 두었던 것이다.
광장시장규모는 종로구 예지동 4번지(현동대문시장)일대에 단층 기와집 245칸, 함석지붕 53칸으로써 입주 점포는 188로 192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최고의 시장으로 번창한다. 1930년대에 접어들어 종로일대에 빌딩가가 형성되면서 인근은 근대적인 상가로 발전된다.
1930년대 후반 국내 면직물의 생산과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서울 포목상 업계가 일본산 면직물의 수출 거래 점으로 각광 받게 되어 동대문 포목상들은 도소매를 겸하여 호황기를 누린다. 주로 생활용품 등을 판매했으나 6.25 전쟁 뒤 구호의류가 시장에 흘러들어 오면서 포목, 양장, 양품, 옷감 등을 취급하는 의류도매시장으로 바뀌게 된다. 6.25 전쟁으로 잿더미가 되었으나 1959년 지금의 3층 건물로 복구하였다.
동대문시장 100년 역사 속에서 광장시장의 의의는 최초의 주식회사 탄생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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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물결=평화시장 개장(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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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상황은 6.25전쟁이후 피난민들은 청계천 변에 공장 및 점포겸용의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생산과 판매를 겸했다. 청계천에 접해있는 지하는 공장으로 쓰였고 여기서 만든 옷을 지면에 접해있는 매장에 내다 팔았다.
상인의 대부분은 피난민(월남)들로 이루어졌고, 1958년 대형 화재로 실향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판잣집이 거의 불타 버렸다. 1959년에는 남은 오두막들도 모두 철거되고 청계천 복원이 이루어졌다. 그렇게 복개된 자리에는 1961년 연건평 7,400여 평의 근대적 상가인 평화시장이 세워졌다.
피난민들이 주축으로 된 시장이기에 이름도 전쟁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평화시장"이라 하였다는 후문도 있다. 평화시장은 건물내부는 수백 개의 점포와 공장으로 나눠진다.
당시 평화시장은 1층 매장에 재봉틀 한두 대를 놓고 매장 주인인 상인이 직접 몸뻬, 합바지 등등 옷을 만들어 팔거나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여러 가지 미군 군복 및 의류를 염색, 수선해 파는 일이 주 업이었다.
청계천 복개공사가 완료되고, 장사가 잘 되면서 상인 혼자서 봉제물량을 감당하기 벅찬 시대를 맞이하여 봉제를 아웃소싱하게 된다. 이런 필요에 따라 평화시장 내에 봉제공장들이 빽빽히 들어서게 되고 여기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로 평화시장은 60~70년대 고도성장 하게된다.
봉제공 하루 인건비 = 커피 한잔 값
이 무렵 봉제공은 하루 14시간 일하고 받는 공임이 그 당시 커피 한잔 값인 50원의 저임금이었다. 또한 근무환경 역시 극도로 열악하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70년 11월 13일, 22세의 아름대운 청년 "전태일"열사가 평화시장 앞길에서 '근로기준법 화형식' 과 함께 분신 자살한 사건 일어나게된다.
국내 기성복 시장이 1960년대 말을 전후해 규모가 커지기 시작. 이전단계에서 한동안 유지되어 오던 동대문시장의 신/구 상가간 경쟁구도는 뒤바뀌어 이전까지의 질서가 깨지고 그 다음의 발전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혼돈의 시기를 맞이했었다.
1960년대 중반은 대다수 서민들은 시장에서 원단을 사다가 집에서 봉제를 하여 옷을 장만했고, 부유층은 양장점을 이용하여 동대문시장의 주요고객은 원단을 사려는 양장점이나 일반 소비자였다.
평화시장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여기서 한가지 꼭 살피고 넘어갈 것이 있다. 1960년대를 중반을 넘어서면서 의류 생산 및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는데 그 원인이 어디에서 기인된 것인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즉 왜? 평화시장이 그렇게 호황을 구가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서양복식이 시작된 시기를 패션학자들에 따라 얼마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개 1950년대가 주목 받게된다. 물론 그 이전 특수 계층인 “신여성”의 서양복식 착용과 신사의 기본인 양복차림은 자연스럽게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필되었고, 기능 및 실용성에서 앞선 서양복식 착용은 더욱 더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를 불러오게 된다. 다시 말해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소비 인구가 갑자기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저왔다.
이렇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현상 속에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평화시장 1층에서 시작된 매장은 2층으로 그리고 3층으로 확대되면서 이들 2층과 3층에서 행했던 기능들은 상가 밖으로 밀려나게 되고, 새로운 상가 탄생을 부추긴다.
평화시장의 성공을 기초로 이를 벤치마킹, "통일시장"(1969), "동화시장"(1969), "성동상가"(1969, =>"신평화시장"으로 개칭 1978) 되면서 비로소 의류시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1970년 12월 국내최대 원단 및 부자재 시장인 "동대문종합시장"이 생겨나면서 시장 내 원단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의류생산에 필요한 원단 및 부자재의 안정적인 대량공급이 가능 해 비로소 동대문 시장내부에서 자기완결성을 구축하게 된다. 이렇게 자기완결성을 보유한 동대문시장은 남대문시장과 더불어 국내 의류 생산 및 유통의 70%이상의 몫을 하게 된다.
이때까지 여전히 의류도매시장의 중심은 "남대문시장"으로써 꼼꼼한 바느질 솜씨를 바탕으로 질 좋은 의류를 생산해낸 반면 동대문은 이보다 품질과 디자인이 한 단계 아래 인 제품을 생산하거나 보세의류를 판매하는 시장이었다.
1973년 석유파동으로 내수시장이 급격한 불황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후 동대문시장이 남대문시장과 더불어 새롭게 기성복 시장으로 대두되는 전기를 맞이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1979년에는 대거 도매시장이 오픈 하게 되는데, "남평화시장"을 필두로 "흥인시장", "제일평화시장", "덕운시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의 뒤를 이어 1980년 광희시장이 오픈 하게된다.
일련의 신 상가들의 오푼으로 "광장시장"은 원단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게 되고, 시장의 무게 중심은 점차 이들 동대문의 근대식 상가로 이관된다.
제 2의 물결인 평화시장의 시사점은 그 이전 상가는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에서 섬유.의류라는 단일 산업군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집합상가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에필로그]
평화시장의 성공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반, 그리고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집중적인 상가의 설립 붐을 초래한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시장이 형성되고 1970년의 동대문종합시장을 필두로 1970년대 중반 의류 관련 제반 품목이 모두 동대문에 갖추어져 비로소 동대문은 산업집적지로서의 모습을 드러내고 전국적 도매시장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남대문의 아성은 무너뜨리지 못한 채 동대문이 남대문과 더불어 전국적인 도매시장기능을 분할 담당하는 상태의 질서가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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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물결=아트프라자(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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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동평화시장 뒤편에 오픈한 아트프라자는 캐주얼을 주 품목으로 소비자들의 변화된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고,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우수성을 발휘하며, 남대문시장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을 무기로 남대문시장의 고정고객들에게 다가섰다.
남대문시장에서 나온 신상품이 동대문 아트플라자에선 3일이면 남대문시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에 카피되어 나왔다. 이 같은 아트프라자의 경쟁력과 마케팅정책에 지방소매상들은 급속히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트프라자의 성공은 양대 남대문과 동대문의 의류시장 주도권 싸움으로 번졌으며, 이후 동대문이 의류단일 시장으로 최고의 자리 매김과 남대문상인들이 남대문을 떠나 동대문으로 몰리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이후 생기는 상가들은
이렇듯 아트프라자의 성공은 "디자이너클럽"(1994, ), "우노꼬레"(1996), "팀204"(1996 밀리오레벨리로 개명), "거평프레야"(1996 => 후에 제 4의 물결인 "밀리오레" 탄생에 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오픈당시는 도매를 표방하였다.) "혜양엘리시움"(1997) 등 이후 출현하는 도매 상가들은 아트프라자를 벤치마킹하고 나름대로의 차별화 전략을 행하며 오늘의 동대문 도매시장의 아성을 만들어 왔다.
이후 제 4의 물결인 밀리오레 출현으로 동대문은 두 흐름으로 진행방향이 나뉜다. 도매상권과 소매상권이 그것이다. 도매상권은 제 4의 물결보다는 제 3의 물결 속에서 "apM"(1999), "누죤"(2000) 등이 오픈 한다.
이후 도매상권은 남(신평화, 남평화, 흥인, 제일, 광희, 운동장평화(에어리어6), 아트, 우노꼬레, 혜양,)과 북(디자이너, 팀204, apM, 누죤, 4C4M)으로 이분된 변화를 보인다. 현재 상대적으로 남쪽 상권이 북쪽 상권보다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필로그]
이전 질서를 깨뜨리며 1990년 5월 아트프라자가 등장하였다. 아트프라자는 조기개점, 지방소매상 버스 유치 등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여 그 이전까지 지속되었던 남대문 우위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동대문이 우위를 점하도록 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아트프라자의 성공은 평화시장이 그 뒤를 이은 상가 설립 붐을 조성했듯이 또 한번 상가 설립 붐을 조성, 이후 디자이너클럽, 우노꼬레, 팀204, 혜양엘리스움이 1997년까지 계속 들어선다. 이들 현대식 도매 상가들은 전통 도매시장에 비해 현대적 건물과 주차시설, 그리고 남대문보다 빠른 개점으로 지방 소매상의 편의를 도모하여 남대문의 우위를 동대문으로 가져오게 된다. 이 과정은 남대문 상인이 동대문으로 들어오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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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물결=밀리오레(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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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8시간(11시~05시) "영업시간 파괴" 및 이색 판촉행사, 광고와 색다른 이벤트를 선보이며, 1998년8월 IMF하에서 오픈한 밀리오레는 세간의 우려를 종식시키며 한국 패션유통의 새로운 모델로 우뚝 선다. 밀리오레에 관한 정보는 너무도 많고 자세하여 이곳에서 언급함이 오히려 지루한 감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밀리오레의 성공은 단순히 동대문의 새로운 전기를 새로 세웠다는 차원을 떠나 전국으로 그리고 해외로 새로운 패션유통의 모델이 되어 삽시간에 퍼져나간다. 급조된 구조물에 오류가 있는 것은 인정해야할 부분이지만, 그 영향으로 전국에 태어난 적지 않은 수의 준비되지 못한 동대문형 쇼핑몰에 의해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획을 그었다는 것이다.
밀리오레 이후 이를 벤치마킹한 쇼핑몰들은 이후 동대문 서편에 세워지는 두타(1999), 헬로apM(2002) 및 앞으로 세워질 것으로 발표된 굿모닝시티(2004 예정), 라모도(2004 예정), 패션TV(2004 예정) 등등에 이른다. 또한 전국적으로 이미 100개에 가까운 동대문형 쇼핑몰을 탄생시켰다.
[에필로그]
혜양엘리시움을 끝으로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또 다시 질서를 유지하고 있던 동대문은 1998년 서부상권에 밀리오레가 오픈하면서 새로운 혼돈과 격동을 맞게 되었다. 그이전의 프레야 타운과 밀리오레에 이어 두산타워 등장으로 서부상권은 신흥 소매상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백화점에 버금가는 외관 및 인테리어로 동대문을 재래시장이 아닌 재래시장으로 완전히 변신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대의 흐름을 비추어 볼 때 과감히 소매위주로 전환하여 패션쇼핑몰로 변신한 전략은 이전 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외부적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한 주목할 만한 측면이라 하겠다.
이를 통해 동대문은 또 한 단계 진화하게 된다. 밀리오레가 의도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여러 시도는 사회경제적으로 지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했고, 이에 자극 받아 도소매 병행 쇼핑몰의 설립 붐이 또 다시 일어나는 동시에 기존 도매상가는 도소매 병행으로의 전환을 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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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의 물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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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의 100년 역사과정에서 시장 전체가 외형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재래시장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대내외 요구에 직면하게 되었다. 진정한 패션 네트워크 구축이 요청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동대문시장의 현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옛날과 달라진 풍속도 중 웃지 못 할 것이 있는데, "이젠 장사해서 돈버는 시기는 지났고, 분양 및 상가투기만이 돈버는 지름길이다."란 자조적인 목소리다.
다시 말해 동대문엔 이젠 패션유통이란 것보다는 부동산이 제일이란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찮게 그렇게 돌아가는지는 모르지만, 상인들은 한결같이 장사가 힘들다하는데, 요즘 발표되는 동대문관련 소식은 새로운 상가개발계획과 상가분양 소식뿐이다. 아마도 동대문 100년 역사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2002년 후반기에 상가개발소식이 가장 범람하고 있다.
제 1의 물결에서 제 2의 물결까지 필요로 했던 시간이 56년이었다. 그 후 제 2에서 제 3까지 걸린 시간은 29년, 제 3에서 제 4까지 걸린 시간은 8년이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제 4에서 제 5의 물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또한 "동대문 제 5의 물결"은 어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될까? 동대문 오늘 현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을 탑재하고 나타날 것인가? 모든 동대문사람들은 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 역시 동대문의 한 사람으로써 진작부터 이 같은 움직임이 있을까? 지대한 관심으로 새로운 쇼핑몰 계획이 나올 때마다 그들의 계획 즉, 상가운영 솔루션을 검토해 왔다. 또한 기존 쇼핑몰이 새롭게 업그레이드하여 제 5의 물결을 만들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관심으로 역시 그들의 리뉴얼 혹은 새로운 운영 솔루션 발표 때마다 관심 있게 지켜봐 왔지만 마음에 와 닫는 솔루션은 없었다. 한 개인의 생각이 한계가 있기에 이미 그 같은 솔루션이 발표되었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인정하다.
그러나 최소한 "제 5의 물결"을 일으킬 상가는 어떤 구조를 갖고 있어야할 것인가? 한 개인이 생각하고 있는 그 같은 상가는 첫째, 상가의 목적이 단순 부동산업 혹은 부동산임대업에서 탈피해야할 것이라 본다. 둘째, 중국 및 내셔널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솔루션을 탑재해야할 것이다. 셋째, 동대문의 최대 장점인 산업직접지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여 세계 패션시장을 향한 솔루션이 있어야 할 것이라 본다.
물론 위와 같은 솔루션을 갖는다는 것 어느 하나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단지, 제 3의 물결 혹은 제 4의 물결의 아류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 될 때, 아니 3~4년 후까지 이어진다면 동대문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수렁에 빠질 것이다.
그 이유는 많고, 벌써 시작되고 있다. IMF 이후 소비자 니즈는 양극화로 럭셔리와 합리적인 소비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국내 패션유통은 이 같은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그 이전까지 동대문만의 마켓이었던 저가 패션시장을 이지캐주얼과 할인점이 급속하게 성장해오면서 이미 많은 부분 빼앗겼다.
또한 중국에서 불어오는 서풍과 한국 내부의 문제로 인해 동대문시장의 고유기능 중 하나인 봉제가 무너지고 있고, 중국산 상품이 범람하여 동대문은 단지 내수 유통기지화로 전락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은 어떠한가? 2000년 무역협회 동대문외국인구매안내소에서 발표한 환전실적은 1999년 기준 20억불이었다. 그러나 올해 발표한 수치는 2001년 기준 10억불에 불과하다. 수출이 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다 열거하지 못했지만, 무엇하나 동대문 오늘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내일은 달라질 것이란 기대"를 하기엔 너무도 어리석은 생각이라 본다.
다시 지적하건대, 3~4년 내에 새로운 솔루션 즉 "동대문, 제 5의 물결"이 일지 않는다면 더 이상 동대문은 희망을 논할 처지가 아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는 것이다.
다만 그래도 동대문이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의 단초를 대라하면 초입에서도 지적했지만 동대문이 오늘날과 같은 거대 패션산업 집적지로 점차 발전해온 과정은 스스로 외부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변화와 그에 따른 혼돈과 질서를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진화해 온 과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동대문 오늘의 외부적인 압력과 내부의 혼돈에서 새롭게 전기를 마련하고 지금까지와 같은 진화의 과정을 밟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동대문, 제 5의 물결"을 기대해 본다.
백제예술대학 / 동타닷컴
신용남 동대문백서 2005
동대문시장의 변화와 발전과정
동대문, 다 허물어져 간다는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폐부 깊숙한 곳에서 나오고 있다. 당장 매상이 떨어진 이유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내일의 희망"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동대문시장이란, 종로5가 광장시장 ~ 청계 8가 신설 종합시장까지 약 2km의 청계천로 좌우와 그 안쪽 골목, 그리고 흥인문로(동대문운동장 전면도로)의 좌우 일대에 분포된 시장들을 총칭해 이르는 말이다. 여기엔 현재 약 30여개 상가, 3만여 점포가 있고, 그 속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만 10만 명이 훨씬 넘는다.
근대 상권으로써 동대문 역사는 광장시장 태동인 1905년에서부터 시작 오늘까지 약 100년에 이른다.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진 서민들 꿈의 무대가 더 이상 내일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정말 동대문시장은 더 이상 희망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그 끝을 역사의 뒤안길에 묻어야 하는 것인가? 참담한 기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동대문을 사랑하는 이들은 이 절망적인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아직도 동대문은 내일의 희망이 있다."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며, 어떤 모습으로 그 희망이 다가 올 것인가? 길을 묻는 나그네의 심정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많은 이들은 오늘의 문제에 대한 답을 역사에서 찾는다 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문제를 동대문 100년 역사에서 찾을 수 있을까? 또한 과거의 역사 거울에서 미래의 동대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새로운 희망이 시작될 것인가? 구도자의 마음으로 동대문 역사 밟기를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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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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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의 약 100여 년의 역사는 1905년 광장시장 설립과 함께 재래시장으로 첫 출발하여 밀리오레의 오픈을 기폭제로 오늘날과 같은 거대 패션산업 집적지로 점차 발전해 가고 있는 과정이며, 동시에 스스로 외부 환경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변화와 그에 따른 혼돈과 질서를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진화해 온 여정이기도 하다.
오늘의 시장 구조와 특징이 단시일 내에 급조된 것이 아니라 기나긴 역사를 지나는 0.동안 서서히 형성되고 축적되었다. 동대문시장은 본래 조선시대부터 배오개(종로4가) 혹은 배우개장으로 불리던 곳으로 시장주변은 원래 미곡이나 어물, 잡화 등을 취급하는 시장이었다.
광장시장이 생겨나기 이전인 조선시대에 종로는 육의전이 있던 거리였고 지금의 동대문시장에는 시전만 있었다. 당시에는 육의전과 시전에게만 상업 활동이 허용되었고 이들에게는 금난전권, 즉 난전(자유상인)을 단속하는 일종의 특권도 부여되었다.
그러나 국내시장의 소비규모가 커짐에 따라 기존의 상인만으로는 한계에 이르게 되어 자연스럽게 자유상인도 더 이상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게 되자, 1894년 갑오개혁으로 육의전이 폐지되고 결국 금난전권도 없어지게 된다. 이를 계기로 시전상인의 틈바구니 속에서 세력을 키워오던 자유상인들은 배오개와 동대문 일대에서 나름의 상권을 형성하기에 이르고, 급기야 1890년 전후로 서울 상권은 전통적인 시전과 이에 맞서는 새로운 서민상권으로 나뉘기 시작한다.
1899년에는 서대문에서 동대문을 거쳐 청량리에 이르는 전차노선이 완공되어 동대문 일대와 종로 4,5가 상권이 연결됨으로써 현재와 같은 거대상권을 형성하는 단초가 마련된다.
종로 주변의 포목상들은 이미 영국, 일본 등지로부터 면직물을 수입해 1896년경에는 면직물 수입액이 전체 수요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에서는 활발한 국제교역이 이루어지고 국내에서는 전국 각지를 상대로 한 포목도매가 성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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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의 물결=광장시장(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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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설립배경은 1900년 이후 물밀 듯 들이닥친 일본 상인들이 종로 일대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자 이에 대항할 목적으로 배오개의 거상 박승직(두산그룹의 설립자)을 포함한 4인이 종로와 동대문 일대의 상인 26명과 결속하여 자본금 7만8,000원으로 1905년 한국인 최초로 "광장주식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광장시장 설립 당시상황은 청계천을 복개하기 이전으로 서울상권은 청계천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갈려 있었다. 일본인들은 남대문시장과 종로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한편 주도권 장악에 실패한 동대문시장의 발달을 막기 위해 청계천 이남을 개발하면서도 청계천은 의도적으로 "미개한 조선의 상징"으로서 방치해 두었던 것이다.
광장시장규모는 종로구 예지동 4번지(현동대문시장)일대에 단층 기와집 245칸, 함석지붕 53칸으로써 입주 점포는 188로 192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최고의 시장으로 번창한다. 1930년대에 접어들어 종로일대에 빌딩가가 형성되면서 인근은 근대적인 상가로 발전된다.
1930년대 후반 국내 면직물의 생산과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서울 포목상 업계가 일본산 면직물의 수출 거래 점으로 각광 받게 되어 동대문 포목상들은 도소매를 겸하여 호황기를 누린다. 주로 생활용품 등을 판매했으나 6.25 전쟁 뒤 구호의류가 시장에 흘러들어 오면서 포목, 양장, 양품, 옷감 등을 취급하는 의류도매시장으로 바뀌게 된다. 6.25 전쟁으로 잿더미가 되었으나 1959년 지금의 3층 건물로 복구하였다.
동대문시장 100년 역사 속에서 광장시장의 의의는 최초의 주식회사 탄생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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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물결=평화시장 개장(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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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상황은 6.25전쟁이후 피난민들은 청계천 변에 공장 및 점포겸용의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생산과 판매를 겸했다. 청계천에 접해있는 지하는 공장으로 쓰였고 여기서 만든 옷을 지면에 접해있는 매장에 내다 팔았다.
상인의 대부분은 피난민(월남)들로 이루어졌고, 1958년 대형 화재로 실향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판잣집이 거의 불타 버렸다. 1959년에는 남은 오두막들도 모두 철거되고 청계천 복원이 이루어졌다. 그렇게 복개된 자리에는 1961년 연건평 7,400여 평의 근대적 상가인 평화시장이 세워졌다.
피난민들이 주축으로 된 시장이기에 이름도 전쟁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평화시장"이라 하였다는 후문도 있다. 평화시장은 건물내부는 수백 개의 점포와 공장으로 나눠진다.
당시 평화시장은 1층 매장에 재봉틀 한두 대를 놓고 매장 주인인 상인이 직접 몸뻬, 합바지 등등 옷을 만들어 팔거나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여러 가지 미군 군복 및 의류를 염색, 수선해 파는 일이 주 업이었다.
청계천 복개공사가 완료되고, 장사가 잘 되면서 상인 혼자서 봉제물량을 감당하기 벅찬 시대를 맞이하여 봉제를 아웃소싱하게 된다. 이런 필요에 따라 평화시장 내에 봉제공장들이 빽빽히 들어서게 되고 여기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로 평화시장은 60~70년대 고도성장 하게된다.
봉제공 하루 인건비 = 커피 한잔 값
이 무렵 봉제공은 하루 14시간 일하고 받는 공임이 그 당시 커피 한잔 값인 50원의 저임금이었다. 또한 근무환경 역시 극도로 열악하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70년 11월 13일, 22세의 아름대운 청년 "전태일"열사가 평화시장 앞길에서 '근로기준법 화형식' 과 함께 분신 자살한 사건 일어나게된다.
국내 기성복 시장이 1960년대 말을 전후해 규모가 커지기 시작. 이전단계에서 한동안 유지되어 오던 동대문시장의 신/구 상가간 경쟁구도는 뒤바뀌어 이전까지의 질서가 깨지고 그 다음의 발전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혼돈의 시기를 맞이했었다.
1960년대 중반은 대다수 서민들은 시장에서 원단을 사다가 집에서 봉제를 하여 옷을 장만했고, 부유층은 양장점을 이용하여 동대문시장의 주요고객은 원단을 사려는 양장점이나 일반 소비자였다.
평화시장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여기서 한가지 꼭 살피고 넘어갈 것이 있다. 1960년대를 중반을 넘어서면서 의류 생산 및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는데 그 원인이 어디에서 기인된 것인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즉 왜? 평화시장이 그렇게 호황을 구가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서양복식이 시작된 시기를 패션학자들에 따라 얼마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개 1950년대가 주목 받게된다. 물론 그 이전 특수 계층인 “신여성”의 서양복식 착용과 신사의 기본인 양복차림은 자연스럽게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필되었고, 기능 및 실용성에서 앞선 서양복식 착용은 더욱 더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를 불러오게 된다. 다시 말해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소비 인구가 갑자기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저왔다.
이렇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현상 속에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평화시장 1층에서 시작된 매장은 2층으로 그리고 3층으로 확대되면서 이들 2층과 3층에서 행했던 기능들은 상가 밖으로 밀려나게 되고, 새로운 상가 탄생을 부추긴다.
평화시장의 성공을 기초로 이를 벤치마킹, "통일시장"(1969), "동화시장"(1969), "성동상가"(1969, =>"신평화시장"으로 개칭 1978) 되면서 비로소 의류시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1970년 12월 국내최대 원단 및 부자재 시장인 "동대문종합시장"이 생겨나면서 시장 내 원단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의류생산에 필요한 원단 및 부자재의 안정적인 대량공급이 가능 해 비로소 동대문 시장내부에서 자기완결성을 구축하게 된다. 이렇게 자기완결성을 보유한 동대문시장은 남대문시장과 더불어 국내 의류 생산 및 유통의 70%이상의 몫을 하게 된다.
이때까지 여전히 의류도매시장의 중심은 "남대문시장"으로써 꼼꼼한 바느질 솜씨를 바탕으로 질 좋은 의류를 생산해낸 반면 동대문은 이보다 품질과 디자인이 한 단계 아래 인 제품을 생산하거나 보세의류를 판매하는 시장이었다.
1973년 석유파동으로 내수시장이 급격한 불황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후 동대문시장이 남대문시장과 더불어 새롭게 기성복 시장으로 대두되는 전기를 맞이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1979년에는 대거 도매시장이 오픈 하게 되는데, "남평화시장"을 필두로 "흥인시장", "제일평화시장", "덕운시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의 뒤를 이어 1980년 광희시장이 오픈 하게된다.
일련의 신 상가들의 오푼으로 "광장시장"은 원단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게 되고, 시장의 무게 중심은 점차 이들 동대문의 근대식 상가로 이관된다.
제 2의 물결인 평화시장의 시사점은 그 이전 상가는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에서 섬유.의류라는 단일 산업군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집합상가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에필로그]
평화시장의 성공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반, 그리고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집중적인 상가의 설립 붐을 초래한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시장이 형성되고 1970년의 동대문종합시장을 필두로 1970년대 중반 의류 관련 제반 품목이 모두 동대문에 갖추어져 비로소 동대문은 산업집적지로서의 모습을 드러내고 전국적 도매시장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남대문의 아성은 무너뜨리지 못한 채 동대문이 남대문과 더불어 전국적인 도매시장기능을 분할 담당하는 상태의 질서가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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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물결=아트프라자(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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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동평화시장 뒤편에 오픈한 아트프라자는 캐주얼을 주 품목으로 소비자들의 변화된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고,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우수성을 발휘하며, 남대문시장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을 무기로 남대문시장의 고정고객들에게 다가섰다.
남대문시장에서 나온 신상품이 동대문 아트플라자에선 3일이면 남대문시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에 카피되어 나왔다. 이 같은 아트프라자의 경쟁력과 마케팅정책에 지방소매상들은 급속히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트프라자의 성공은 양대 남대문과 동대문의 의류시장 주도권 싸움으로 번졌으며, 이후 동대문이 의류단일 시장으로 최고의 자리 매김과 남대문상인들이 남대문을 떠나 동대문으로 몰리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이후 생기는 상가들은
이렇듯 아트프라자의 성공은 "디자이너클럽"(1994, ), "우노꼬레"(1996), "팀204"(1996 밀리오레벨리로 개명), "거평프레야"(1996 => 후에 제 4의 물결인 "밀리오레" 탄생에 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오픈당시는 도매를 표방하였다.) "혜양엘리시움"(1997) 등 이후 출현하는 도매 상가들은 아트프라자를 벤치마킹하고 나름대로의 차별화 전략을 행하며 오늘의 동대문 도매시장의 아성을 만들어 왔다.
이후 제 4의 물결인 밀리오레 출현으로 동대문은 두 흐름으로 진행방향이 나뉜다. 도매상권과 소매상권이 그것이다. 도매상권은 제 4의 물결보다는 제 3의 물결 속에서 "apM"(1999), "누죤"(2000) 등이 오픈 한다.
이후 도매상권은 남(신평화, 남평화, 흥인, 제일, 광희, 운동장평화(에어리어6), 아트, 우노꼬레, 혜양,)과 북(디자이너, 팀204, apM, 누죤, 4C4M)으로 이분된 변화를 보인다. 현재 상대적으로 남쪽 상권이 북쪽 상권보다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필로그]
이전 질서를 깨뜨리며 1990년 5월 아트프라자가 등장하였다. 아트프라자는 조기개점, 지방소매상 버스 유치 등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여 그 이전까지 지속되었던 남대문 우위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동대문이 우위를 점하도록 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아트프라자의 성공은 평화시장이 그 뒤를 이은 상가 설립 붐을 조성했듯이 또 한번 상가 설립 붐을 조성, 이후 디자이너클럽, 우노꼬레, 팀204, 혜양엘리스움이 1997년까지 계속 들어선다. 이들 현대식 도매 상가들은 전통 도매시장에 비해 현대적 건물과 주차시설, 그리고 남대문보다 빠른 개점으로 지방 소매상의 편의를 도모하여 남대문의 우위를 동대문으로 가져오게 된다. 이 과정은 남대문 상인이 동대문으로 들어오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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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물결=밀리오레(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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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8시간(11시~05시) "영업시간 파괴" 및 이색 판촉행사, 광고와 색다른 이벤트를 선보이며, 1998년8월 IMF하에서 오픈한 밀리오레는 세간의 우려를 종식시키며 한국 패션유통의 새로운 모델로 우뚝 선다. 밀리오레에 관한 정보는 너무도 많고 자세하여 이곳에서 언급함이 오히려 지루한 감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밀리오레의 성공은 단순히 동대문의 새로운 전기를 새로 세웠다는 차원을 떠나 전국으로 그리고 해외로 새로운 패션유통의 모델이 되어 삽시간에 퍼져나간다. 급조된 구조물에 오류가 있는 것은 인정해야할 부분이지만, 그 영향으로 전국에 태어난 적지 않은 수의 준비되지 못한 동대문형 쇼핑몰에 의해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획을 그었다는 것이다.
밀리오레 이후 이를 벤치마킹한 쇼핑몰들은 이후 동대문 서편에 세워지는 두타(1999), 헬로apM(2002) 및 앞으로 세워질 것으로 발표된 굿모닝시티(2004 예정), 라모도(2004 예정), 패션TV(2004 예정) 등등에 이른다. 또한 전국적으로 이미 100개에 가까운 동대문형 쇼핑몰을 탄생시켰다.
[에필로그]
혜양엘리시움을 끝으로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또 다시 질서를 유지하고 있던 동대문은 1998년 서부상권에 밀리오레가 오픈하면서 새로운 혼돈과 격동을 맞게 되었다. 그이전의 프레야 타운과 밀리오레에 이어 두산타워 등장으로 서부상권은 신흥 소매상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백화점에 버금가는 외관 및 인테리어로 동대문을 재래시장이 아닌 재래시장으로 완전히 변신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대의 흐름을 비추어 볼 때 과감히 소매위주로 전환하여 패션쇼핑몰로 변신한 전략은 이전 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외부적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한 주목할 만한 측면이라 하겠다.
이를 통해 동대문은 또 한 단계 진화하게 된다. 밀리오레가 의도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여러 시도는 사회경제적으로 지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했고, 이에 자극 받아 도소매 병행 쇼핑몰의 설립 붐이 또 다시 일어나는 동시에 기존 도매상가는 도소매 병행으로의 전환을 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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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의 물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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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의 100년 역사과정에서 시장 전체가 외형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재래시장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대내외 요구에 직면하게 되었다. 진정한 패션 네트워크 구축이 요청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동대문시장의 현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옛날과 달라진 풍속도 중 웃지 못 할 것이 있는데, "이젠 장사해서 돈버는 시기는 지났고, 분양 및 상가투기만이 돈버는 지름길이다."란 자조적인 목소리다.
다시 말해 동대문엔 이젠 패션유통이란 것보다는 부동산이 제일이란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찮게 그렇게 돌아가는지는 모르지만, 상인들은 한결같이 장사가 힘들다하는데, 요즘 발표되는 동대문관련 소식은 새로운 상가개발계획과 상가분양 소식뿐이다. 아마도 동대문 100년 역사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2002년 후반기에 상가개발소식이 가장 범람하고 있다.
제 1의 물결에서 제 2의 물결까지 필요로 했던 시간이 56년이었다. 그 후 제 2에서 제 3까지 걸린 시간은 29년, 제 3에서 제 4까지 걸린 시간은 8년이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제 4에서 제 5의 물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또한 "동대문 제 5의 물결"은 어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될까? 동대문 오늘 현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을 탑재하고 나타날 것인가? 모든 동대문사람들은 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 역시 동대문의 한 사람으로써 진작부터 이 같은 움직임이 있을까? 지대한 관심으로 새로운 쇼핑몰 계획이 나올 때마다 그들의 계획 즉, 상가운영 솔루션을 검토해 왔다. 또한 기존 쇼핑몰이 새롭게 업그레이드하여 제 5의 물결을 만들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관심으로 역시 그들의 리뉴얼 혹은 새로운 운영 솔루션 발표 때마다 관심 있게 지켜봐 왔지만 마음에 와 닫는 솔루션은 없었다. 한 개인의 생각이 한계가 있기에 이미 그 같은 솔루션이 발표되었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인정하다.
그러나 최소한 "제 5의 물결"을 일으킬 상가는 어떤 구조를 갖고 있어야할 것인가? 한 개인이 생각하고 있는 그 같은 상가는 첫째, 상가의 목적이 단순 부동산업 혹은 부동산임대업에서 탈피해야할 것이라 본다. 둘째, 중국 및 내셔널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솔루션을 탑재해야할 것이다. 셋째, 동대문의 최대 장점인 산업직접지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여 세계 패션시장을 향한 솔루션이 있어야 할 것이라 본다.
물론 위와 같은 솔루션을 갖는다는 것 어느 하나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단지, 제 3의 물결 혹은 제 4의 물결의 아류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 될 때, 아니 3~4년 후까지 이어진다면 동대문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수렁에 빠질 것이다.
그 이유는 많고, 벌써 시작되고 있다. IMF 이후 소비자 니즈는 양극화로 럭셔리와 합리적인 소비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국내 패션유통은 이 같은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그 이전까지 동대문만의 마켓이었던 저가 패션시장을 이지캐주얼과 할인점이 급속하게 성장해오면서 이미 많은 부분 빼앗겼다.
또한 중국에서 불어오는 서풍과 한국 내부의 문제로 인해 동대문시장의 고유기능 중 하나인 봉제가 무너지고 있고, 중국산 상품이 범람하여 동대문은 단지 내수 유통기지화로 전락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은 어떠한가? 2000년 무역협회 동대문외국인구매안내소에서 발표한 환전실적은 1999년 기준 20억불이었다. 그러나 올해 발표한 수치는 2001년 기준 10억불에 불과하다. 수출이 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다 열거하지 못했지만, 무엇하나 동대문 오늘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내일은 달라질 것이란 기대"를 하기엔 너무도 어리석은 생각이라 본다.
다시 지적하건대, 3~4년 내에 새로운 솔루션 즉 "동대문, 제 5의 물결"이 일지 않는다면 더 이상 동대문은 희망을 논할 처지가 아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는 것이다.
다만 그래도 동대문이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의 단초를 대라하면 초입에서도 지적했지만 동대문이 오늘날과 같은 거대 패션산업 집적지로 점차 발전해온 과정은 스스로 외부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변화와 그에 따른 혼돈과 질서를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진화해 온 과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동대문 오늘의 외부적인 압력과 내부의 혼돈에서 새롭게 전기를 마련하고 지금까지와 같은 진화의 과정을 밟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동대문, 제 5의 물결"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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